4분의 1마일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한 척의 배가 파도 위를 조용히 표류하고 있었다. 녹이 슬고 선체가 물에 깊이 잠긴 상업용 어선이었다. 선체에서는 엔진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고, 돛대에는 깃발 한 장도 펄럭이지 않았다. “이봐요! 어선!” 한나가 양손으로 입을 가리고 소리쳤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광활한 바다의 공허 속에 삼켜져 버렸다. 침묵만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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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안개 경적기를 집어 들고 날카로운 경고음을 세 번 울렸다. 갑판 위에는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 배는 동력을 잃은 채 목적 없이 표류하고 있었는데, 마치 해안을 떠도는 잊혀진 유령선처럼 보였다. 한나는 아버지의 배를 천천히 감속시켜 50야드 떨어진 곳에서 공회전 상태로 멈춰 세웠다.
두 배 사이의 물속에서 물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물개는 유령선 선미에서 뻗어 나온 굵은 밧줄 주위를 빽빽하고 광란적으로 원을 그리며 헤엄치고 있었다. 물범은 격렬하게 몸을 흔들며 머리를 마구 휘두르고 물속을 툭툭 치며 안개 속으로 울부짖었다. 한나는 배를 조금씩 가까이 다가가, 배의 측면을 넘어 표류하는 배 아래의 어두운 심연을 들여다보았다. 그녀는 숨이 멎을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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