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괜찮아, 꼬마야.” 레이먼드는 찡그린 얼굴로 쿵 하고 진창 속으로 내려오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또 빌어먹을 바위나 뿌리에 부딪혔어. 헛간으로 돌아가서 삽과 무거운 지렛대를 가져와.” 엘리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창고 쪽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10분 뒤 무거운 도구들을 들고 돌아오던 그는 발걸음을 툭 멈추고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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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먼드는 기다리지 않았다. 노인은 이미 무릎을 꿇은 채, 맨손과 트랙터에 뒀던 낡은 철제 렌치로 두꺼운 얼어붙은 진흙 층을 미친 듯이 긁어내고 있었다. “도구 준비됐어, 레이먼드,” 엘리가 말하며 지렛대를 내밀었다. 레이먼드는 고개를 들지 않았다. 그는 진흙투성이인 손을 홱 뒤로 뺐고, 얕은 구덩이를 응시하며 눈을 크게 뜨고 묘하게 겁에 질린 표정을 지었다.
“그건 그냥 땅에 두고 울타리 쪽으로 돌아가,” 레이먼드가 평소와는 달리 긴장감으로 팽팽해진 목소리로 퉁명스럽게 말했다. “이건 내가 직접 처리할 테니, 날 좀 내버려 둬.” 엘리는 당황한 표정으로 눈을 깜빡였다. 레이먼드는 보통 힘든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걸 좋아했는데, 왜 갑자기 혼자서 파내려고 그렇게 필사적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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