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후, 엘리너는 양육권 협의실에서 변호사 옆에 앉아 있었다. 테이블 맞은편에 앉은 줄리안은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그의 변호사는 엘리너의 과도한 업무로 인해 가정 환경이 불안정해졌으며, 줄리안이 오히려 일관된 양육 환경을 제공하려 노력한 부모였다고 주장했다. 엘리너의 변호사가 보모 사건을 언급하자, 줄리안은 침착하게 등받이에 몸을 기대었다. “그 증거라는 게 도대체 어디에 있나요?” 그의 변호사가 물었다.
줄리안은 아주 미약한 미소를 지으며 엘리너를 흘끗 쳐다보았다. 그는 자신이 이겼다고 믿었다. 그의 변호사는 주 양육권을 주장하며, 보모들이 잇달아 사직한 사실을 엘리너의 직장 생활이 레오의 양육에 지장을 주었다는 증거로 제시했다. 몇 분 동안 불편한 침묵이 흐르는 동안, 줄리안이 몇 달 동안 공들여 꾸며낸 이야기가 계획대로 정확히 진행되는 듯했다. 그러다 엘리너의 변호사가 서류 가방에서 휴대폰을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그녀는 영상을 하나 골라 재생 버튼을 눌렀다. 줄리안의 목소리가 방 안을 가득 채웠다. “네가 날 그렇게 만들었어!” 이어서 그는 ‘좋은 엄마라면 집에 있어야 한다’는 자신의 주장을 털어놓았고, 엘리너가 제정신을 차리도록 하려 했다고 화를 내며 선언했다. 영상에는 그가 보모용 카메라를 부수는 장면도 담겨 있었다. 줄리안의 자만 어린 미소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의 변호사는 놀란 표정으로 천천히 그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엘리노어의 변호사는 녹화를 중단했다. 줄리안은 생애 처음으로 변명할 말이 없었다. 엘리노어는 그날 가슴 주머니에 넣어 두었던 휴대폰으로 두 사람의 짧은 대화를 녹화해 둔 것이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