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렌 쇼 형사는 실비아가 흙을 긁어내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얕게 파인 구덩이 속에는 밀봉된 봉투가 들어 있었다. 봉투 안에는 단순히 ‘E’라고만 적힌 편지가 들어 있었다. 헬렌은 봉투를 뜯기 전에 사진을 찍었다. 편지에는 두 줄의 글이 적혀 있었다. “오늘 당신을 마음속에 품고 다녔어요. 당신이 그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꽤 친밀한 관계로 들리네요.” 다니엘이 말했다. 헬렌은 엠마가 케일럽 말고 다른 사람과 만나고 있었는지 물었다. “제가 아는 한은 아니에요.” 다니엘은 딸의 삶 중 얼마나 많은 부분이 자신에게 알려지지 않았는지 깨달았다. 헬렌은 칼렙과 정면으로 맞서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녀는 사고 기록을 확인한 결과, 엠마의 차가 충돌당했을 당시 칼렙은 다른 곳에서 일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이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실비아가 서비스 도로를 비추는 카메라에 대해 전화해 왔다. 흐릿한 영상에는 새벽이 되기 전 어두운 색의 차 한 대가 들어오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번호판의 일부만 보였지만, 헬렌 형사는 이를 추적해 케일럽의 차임을 알아냈다. 다니엘은 그 영상을 다시 한 번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러니까 그는 그녀가 죽은 후에도 여전히 그녀를 내버려 두지 않은 거군요.” 헬렌은 무덤을 방문하는 것이 범죄는 아니라고 그에게 상기시켰다. 다니엘은 그녀의 말을 거의 듣지 못했다. 누군가 엠마의 시신 옆에 편지와 병을 숨겨 놓았다. 경찰이 다시 수색할 때까지 기다리는 건 도저히 불가능해 보였다. 해가 질 무렵, 그는 케일럽의 주소를 알아냈고 그를 찾아가기로 결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