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가 두 정거장 뒤 히나의 목적지에 도착하고 나서야, 두 사람의 만남이 남긴 흔적이 드러났다. 히나가 소지품을 챙기고 일어나 내려가려던 순간, 노인이 앉아 있던 바로 그 자리의 좌석 쿠션 위에 놓여 있는 두툼하고 봉인된 종이 봉투가 눈에 들어왔다. 그것이 노인이 잃어버린 물건임을 깨닫고 그녀는 그것을 집어 들었지만, 승강장 문은 이미 미끄러지듯 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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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한 도예 작품에 온몸의 집중력을 쏟아야 했고, 아침 제출 마감 시간이 한 시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히나는 봉인된 봉투를 주머니에 슬쩍 넣을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붐비는 거리를 지나며, 북적이는 행인들로부터 자신의 작품을 조심스럽게 감싸 안은 채, 마침내 대학의 웅장한 아치형 출입구가 시야에 들어올 때까지 걸어갔다.
행정관에 도착한 히나는 조각품을 근처 벤치에 내려놓고, 코트 주머니에 손을 넣어 의무적으로 통과해야 하는 출입 스캐너를 통과하기 위해 학생증을 꺼내려 했다. 그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주머니는 텅 비어 있었다. 학생증이 없으면 자동문이 열리지 않았고, 대학 보안 요원은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학과 건물로 들어가는 것을 단호히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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